변화와 반동
샌프란시스코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The Truth According To Wikipedia라는 비디오를 봤다. 1년 쯤 된 비디오긴 하지만 여전히 생각할 점을 던져주기에 조금 적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디오 전반에 걸쳐 “대중이 진리다”라는 믿음 만큼이나 단순한 “대중은 아무것도 못한다”라는 믿음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웹 2.0, 집단 지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를 적당히 같다 붙이기만 한 주장이나 사업은 지난 몇 년간 지겹도록 볼 수 있었다. 집단 행동이면 무조건 집단 지성을 갖다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하지만 엘리트주의는 변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형태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그 중심이라는 것이 잘 보이지 않고 있을 뿐, 어떤 형태로든 자리잡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앤드류 킨은 스스로 말하는 엘리트주의자가 아니라, 단지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존의 엘리트일 뿐이다.
앤드류 킨은 미리 (불만족스러운) 답을 정해놓고 있었지만, 충분히 생각해봐야 할 여러 질문을 던졌다.
- 진실은 민주적인가? gatekeeper는 불가피한가?
- 웹 2.0, 참여는 생산이 아닌 지적 자위에 불과한가?
- 개인화는 결국 소외를 불러올 것인가?
동영상 내에서 제기된 많은 질문들은 문제 제기로 끝나기 보다는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함께 평가해야 정당하다. 예를 들면 위키피디아가 악의적인 공격에 취약하므로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은 너무나 무책임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완전히 새로운 시도”라기 보다는 지금까지 인류가 맞닥뜨린 문제와 같은 “또 하나의 문제”일 뿐이다.
물론 거꾸로 이러한 “새롭게 생긴 또 하나의 문제”를 도외시하고 장밋빛 미래만을 말하는 낭만적인 견해도 조심해야한다. 정말 웹의 커뮤니케이션은 대등하게 수평적으로 이루어지는가? 글쎄..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은 사람들의 비유는 너무나 순진하다.
다양한 측면에서 현재의 변화를 추적하고 분석하고 예측하여 개선하려는 노력이, 비록 빗나가더라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는 점에서 앤드류 킨의 문제 제기는 비록 적지 않은 부분에서 동의하지 않더라도 매우 의미가 있다.
요즘 글들을 보면 여전히 마케팅 또는 기술 중심적인 접근이 아직 우세해보인다. 결국 취할 행동은 그 수준이겠지만, 이와 동시에 고민이 없다면 단지 조금 더 효율이 좋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데 그칠 것이다. 예를 들면 조금 더 음질이 좋은 mp3 플레이어랄까…
그런 면에서 한국의 상당히 뛰어난 인프라가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Related resources
- Andrew Keen (Wikipedia)
- The Cult of the Amateur: How Today’s Internet is Killing Our Culture (from Amazon)
- Charles Leadbeater (Wikipedia)
- We-think: The power of mass creativity – Charles Leadbeater
- How We Think (Amazon)
- Wikipedia (Wikipedia)